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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s 뒤질랜드

그라운드스웰 Groundswell



원제: Groundswell -winning in a world transformed by social technologies
국내: 그라운드스웰 -네티즌을 친구로 만든 기업들


김호 선생님과 이중대 선생님의 블로그에서, 또 다른 미국 PR 컨설턴트들의 블로그에서도 보았던 책, Groundswell을 올 연초에 선물 받았습니다제가 Social Media Conversation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계셨던 부사장님과 이사님의 센스 있는 선택 덕분이죠. 책을 선물 받자마자 바로 닷새 안에 포스팅을 올리겠다고 다짐했는데, 지난 몇 주 동안 이 책을 붙잡고 끙끙댔습니다. 이 책을 읽는 중간에 너무 많은 다른 책들-Blog Marketing, Wikinomics, The New Rules of Marketing & PR 등등-이 끼어드는 바람에...어쩔 수가 없었죠. 한꺼번에 찔끔찔끔 여러 권을 건드리는 저의 독서 습관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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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도 설명하듯이, 그라운드스웰은 먼 곳의 폭풍이 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Web 2.0 시대가 도래함으로써 한 기업의 고객 집단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해당 기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된 점을 시사하는 단어입니다. 인터넷을 비롯한 여러 테크놀러지의 발달로 Web 2.0 시대가 가능해졌고, 그로 인해 그라운드스웰의 시대도 가능해 졌지만 <그라운드스웰>이 강조하는 것은 기술이 아닌 '사람',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그라운드스웰의 축이 되는 고객과 기업 간, 고객과 고객 간의 '대화'가 무수히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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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참 친절한 사용 설명서와도 같습니다블로그, 커뮤니티, 위키, User-Generated-Content 사이트 등을 활용해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멋지고 웅장한 파도를 일으켜낸 기업들의 사례들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끌어낸 그라운드스웰에 대한 통찰과 활용 방법을 제시해 줍니다국내 사례로는 네이버 지식인이나 싸이월드의 피자헛 미니홈피 이야기가 짧게 등장해 국내 소셜 미디어 Universe 내 그라운드스웰의 가능성을 점쳐 보게 합니다


아래는 책에서 등장하는 소셜 테크노그래픽스 사다리입니다. 그라운드스웰에 참여하는 소비자 그룹을 행동에 따라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놓은 것입니다이 사다리는 책에서 기업이 어떤 방식의 그라운드스웰 활동을 해야할 지 결정해 주는 척도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Social Technographics Expla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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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등장하는 기업들은 마치 이 사다리의 존재를 당연히 알고 있었던 것처럼, 자신의 고객들이 어느 칸에 가장 많이 몰려있는지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자기 브랜드 및 제품의 체질에 맞는 그라운드스웰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많은 기업들이 자사 블로그를 가지고 있으며, 싸이월드, 네이버, 다음 등에 브랜드 커뮤니티를 갖고 있습니다. 또 그라운드스웰 책이 우리나라에 나오기 전부터 많은 기업들이 네이버나 다음, 싸이월드 등을 통해 소셜 커뮤니티를 활용해 왔습니다하지만 그 폭풍의 씨앗을 손에 쥐고도 엄청난 파도를 일으켜 내지는 못 했습니다그것은 아마도 여러 이유가 있을 것 같네요


One. 어떻게 하면 우리 브랜드의 커뮤니티, 까페를 활성화 시킬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사다리 구조의 하부에 몰린 고객들을 사다리의 위쪽으로 올라가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적었기 때문입니다네이버에 개설된 라네즈 공식 까페가 그렇습니다특별한 이벤트나 샘플링이 없는 시기에는 그냥 버려진 공간 같습니다. 물론 공식 까페가 아닌 다른 화장품 관련 대형 커뮤니티에 그라운드스웰이 크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이 공간이 썰렁한 것이긴 하지만, 그런 곳에서도 라네즈는 샘플을 제공하고 사용 후기를 고객들로부터 받아냈을 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샘플을 받고도, 조용한 고객도 수두룩합니다.

Two. 
커뮤니티나 블로고스피어에서 쏟아지는 브랜드에 대한 불평과 칭찬 양쪽 모두에 무심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고객들의 볼멘소리가 쏟아질 때, 이를 '잡음과 소음'이 아닌 '꾀꼬리 소리' 받아들인 담당자들이 적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고객의 목소리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고, 또 지금 우리가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여야 할 것입니다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으로는 책에 나온 5가지 그라운드스웰 전략을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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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ee. 
타겟 고객들의 소셜 미디어/인터넷 사용 용도나 참여율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 하고 커뮤니티나 마이크로 사이트, 블로그를 런칭했기 때문입니다. 리서치는 커녕 별 고민 없이진열장에 구색 맞추듯이 까페 같은 것을 만드는 곳도 많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또 사다리 하부에 고객들이 몰릴 수 밖에 없는 특성을 지닌 제품군도 분명 있어서, 그에 대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관리하는 것도 꽤 힘들 것 같습니다. 기업만이 '메아리 없는 외침'을 남기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국내의 풀무원 블로그 '아주 사적인 이야기'나 농심 블로그 이심전심이 생각납니다. 풀무원 블로그를 읽다 보면 왠지 사외보 같은 느낌인데, 이 블로그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가 궁금합니다. 풀무원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 집단을 들여다보면 절대적으로 가정주부의 비율이 높을 것 같은데 컨텐츠나 대화가 그 쪽으로 집중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최근 포스팅을 보니 신제품이나 브랜드 소식 위주더군요. 여전히 one-way communication의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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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라면에 대한 다양한 컨텐츠를 자체적으로 선보임과 동시에 미디어에 등장하는 라면에 대한 이야기꺼리에도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얼핏 보면 역시 라면 명가(?)라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는 합니다만~여전히 대화의 활발함은 미흡해 보입니다. 참 비즈니스 블로깅은 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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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스웰>에 등장하는 기업들의 제품군은 모두 자동차, 여행가방, 여성생리용품 등 브랜드 선택에 대한 소비자의 관여도가 높은 것들이라, 기업이 멍석만 잘 깔아주면 자연스럽게 그에 관한 대화가 생성되곤 하는 것들로 보입니다또 대화를 하러 찾아오는 고객들도 그 수가 자연히 많겠죠. 단순히 말해 두부나 라면에 대한 열정보다 멋진 자동차와 노트북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이 더 크고 적극적이지 않겠습니까? ^^ 우리가 매일 선택하고 소비하는 식품 브랜드인 풀무원과 농심에 대해 고객들이 어떤 대화를 할 수 있을까 보다 심도 있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고객들의 적극적인 Brand Conversation과 포스팅에 대한 응답이 없는 "블로그를 위한 블로깅"은 금방 지치고 말겠죠.

마지막으로 쉘린 리의 동영상을 하나 붙입니다. :) 정말 멋진 여자 분인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