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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s 뒤질랜드

PR 2.0의 시대가 도래한다 (2) - Communications Korea 이윤경 차장 인터뷰

지난 4일, 한강 시민 공원 하늘을 유려한 섬광으로 수놓았던 한화의 2008 서울불꽃축제는 1백만명의 시민을 운집

시켰다. 또, Nexon에서부터 Office Depot, 한전, YBM 어학원까지등 다양한 기업들의 전사적 헌혈 참여 보도 기사

가 줄을 이었다. 이제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대부분 기부 또는 봉사 활동이 대표

적이지만, 사회 공헌 활동(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범위는 사실 그것보다 더 광범위하다. 

실제로 사회공헌 활동은 기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책임의식을 실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운영하

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은 근본적으로 이윤 추구의 목적을 위해 존재하지만, 그 존재 기반이 될 사회가 없다면 기

업도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그러니 기업은 자기를 먹여 살리는 사회에 대한 책임을 갖고, 이윤의 일정한 비율을 

사회에 투자할 의무가 있다. 사회적 책임 투자는 사회 전체 또는 목표 공중과의 관계를 유지 또는 개선시키는데

기여함으로써 '관계를 설정하는 학문'인 PR과 궤를 같이 한다.  

현재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에서 사회공헌 활동 컨설팅을 맡고 있는 이윤경 차장을 제일 처음 PR의 길로 인도한

것은 "PR 1세대"로 일컫어지는 조안 리의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이란 책이었다. 이 차장은 '최초의 PR

비즈니스 우먼'으로 인정 받는 조안 리의 그 자서전을 통해 "관설정의 학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학문"으로써

PR이 지닌 매력을 처음 느꼈다고 한다. 이후 서강대 석사 과정을 마치고 美 텍사스 휴스턴에서 두번째 석사 과정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윤경 차장은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사회공헌 활동 프로그램을 가지

고 있었으면" 하는 꿈을 가졌었다고 말해왔다.

 

Communications Korea 이윤경 차장, "PR 테크니션이 아닌 PR 프로페셔널이 돼라"

 

CSR로 두번째 석사 학위를 땄다. 먼저 CSR에 대해 설명해 달라. 

-우리나라의 경우는 CSR의 범위가 자선 활동에 매우 집중되어 있지만, 사실 CSR의 모델은 네 가지 영역으로 이루

어진다. 경제적 측면, 윤리적 측면, 법적 측면 그리고 자선 측면에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CSR은 기

업이 사회에서 얻은 이윤을 전략적으로 쓸 수 있게 해주는 툴(tool)이다. 이러한 툴의 사용을 통해 사회로부터 피드

백을 얻고, 명성을 쌓고, 로열티(loyalty)를 가질 수 있다.  

 

왜 CSR을 공부하게 되었나.

-PR인으로써 우리나라 기업 문화를 바꾸는데 기여하고 싶었다. 기업 문화도 커뮤니케이션 아닌가. 법적 또는 경제

적인 측면에서 컨설팅을 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자선 분야나 윤리적 사회공헌에 대한 부분에 카운셀링을 해줌으로

써 투명 경영, 윤리 경영의 중요성을 사회적 기부의 필요성과 함께 강조하고 싶었다. 우리나라는 아직 사회공헌 분

야가 미성숙 단계라 대규모 기부나 봉사활동으로 윤리적 해이함을 덮어보려는 기업의 시도가 만연해 있다. 우리나

라는 반기업 정서가 심해 악화된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윤리적 측면의 쇄신이 필수불가결하다. 절대 '퍼주는 것'만

이 사회공헌의 전부가 아니며, 윤리적인 면을 스스로 뜯어 고치지 않는 한, 거액을 들인 자선 활동만으로 기업 이미

지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많은 학생들이 PR 업계 진출 후,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한다. 실무를 경험하기 이전에 공부를 많이 한 것이 어떤

도움이 되었는가.

-실무를 겪어보고 대학원을 가든, 대학원을 마치고 실무에 뛰어들든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솔직히

공부만 한 내가 실무도 잘 할수 있을까, 박제된 지식만 가지고 잘 할수 있을까 조바심이 났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공부를 했던만큼 PR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할 시간이 많아 내 나름의 PR 철학을 쌓은 것이 도움이 되었

다. PR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PR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 게 없으면 프로페셔널

이 아닌 단순 업무 처리에만 능한 테크니션(Technician)으로 전락한다. 

 

테크니션은 어떤 이고, 프로페셔널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어떤 일을 하든 순간순간 생각하면서 일하고, 일에 대한 원칙을 가진 사람이 프로페셔널이다. 전문성을 갖고, 주체

적이고 깊은 사고를 해야 한다. 보도자료를 쓸 때, 테크니션이라면 별 고민하지 않고 글을 그냥 써 나간다. 시의성이

나 뉴스 아이템의 가치에 대해서 고민해 보지도 않고 말이다. 이러면 PR 활동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 테크

니션이 난무하는 시장은 산업의 전체적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보도자료가 그래도 홍보 활동에서는 아직 중요하니까 보도자료만 잘 써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미디어는 목표가 아니라 홍보를 위한 툴(tool)일 뿐이다. "홍보=미디어 관계"라는 인식이 많고, 언론

관계에 관련되는 업무가 많기는 하지만 곧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매스 미디어의 중요도가 떨어지고 소규모 미디어

가 더 성장하게 되면,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가 왜곡된 PR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다. 매스 미디어의 영향력이 감

소하면서 홍보실을 마케팅실의 하위 부서라고 생각하는 인식도 바뀔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클라이언트가 있다면. 그리고 그 이유는.

-PR 에이전시는 언제나 '을'의 위치에 있다. 그러나 내가 지금 얘기하려 하는 이 클라이언트는 우리와 문자 그대로

의 "파트너쉽"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했다. 우리가 그들을 끌어 가려는 방향으로 따라와 줬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끝없이 질문했다. '갑'과 '을'이 아닌 그냥 'A와 B'의 관계였다. 앞으로 PR 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해 준 사례였다.

앞으로도 쭉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고,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종전에 인터뷰 했던 장동기 과장은 멘토로 정용민 부사장을 꼽았다. 혹시 멘토가 있다면.

-나 역시도 부사장님이 참 좋은 멘토라고 생각한다. 실무 능력과 이론에 대한 지식을 모두 갖췄기에 그렇다. 대부분

제한된 시간 내로 어떤 결정을 내리라고 하면, 우왕좌왕 하기 마련인데 부사장님은 결단력이 뛰어나시다. 프로펠러

가 달린 듯한 추진력을 볼 때면 탄성이 나온다. 김경해 사장님 역시 나의 멘토다. 사장님의 PR에 대한 사랑을 나는

정말 사랑한다.

 

인턴을 시작하거나,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주니어들에게 하고 싶은 충고가 있다면.

-인턴은 AE들의 업무를 보조해야 할 일이 많다. 인턴 기간 동안 PR 업무에 대해서 자세히 배우고, 업무 경험을 쌓겠

다고 욕심을 내기 보다는 기초부터 충실히 스스로를 단련했으면 좋겠다. 직장 예절과 비즈니스 태도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전화 예절부터 시작해서, 복장, 일하는 태도를 다듬어야 한다. 아르바이트생처럼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은

곤란하다. 위에서 일을 시키면, 즐겁게 일을 해 줘야 한다. 뚱한 표정도 곤란하다. 기자와 컨택할 때도, 예의 바른 태

도를 가져야 하고.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만드는 스킬이나 문서 작업 스킬은 꼭 뛰어날 필요는 없지만, 문서를 깔

끔하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에이전시에 인턴으로 출근하기 시작한지 갓 한 달이 지난 필자로써는 인터뷰 말미의 예리한 충고에 뜨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도 학생 티를 못 벗은 것일까.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되겠다는 사람이 자기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조차

전략적으로 실행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될 자격이 없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우선 자기 자신

의 객관화를 통하여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고, 그 모습이 진정한 프로페셔널의 모습과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 정확

히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후에는 꾸준한 자기관리를 통해 내가 '프로페셔널이 될 만한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는 것을

외부에 잘 홍보해야 한다. 지난 밤 아카데미 과제를 하다 야심한 새벽에 잠든 탓에 겨우 아침에 일어나 부랴부랴 "티

셔츠와 청바지"를 대충 챙겨 입은 채, 회사로 출근했던 필자의 속이 바짝 타 들어간다. 진정한 프로페셔널은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는 법. 이제부터는 매일 '프로'처럼 입고, 항상 '프로'처럼 말하고, 순간순간 '프로'처럼 생각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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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인터뷰 요청을 극구 거부하셨지만, :-D 저의 끈질긴 러브콜에 못 이겨
결국 인터뷰를 승낙해 주신 차장님께 "무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