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Good Insight!

‘PR Practitioner’의 조건 <유한킴벌리>

********** 유한킴벌리 PR실의 강경희 대리라는 분이 기업&미디어에 기고한 글입니다. 발전적인 resolution이 눈에 띕니다. 기업&미디어에 아래와 같이 기고할 AE를 찾습니다. 누가 기고하시겠습니까. Professional한 기고문을...? 기고를 원하는 분은 제게 댓글 달아 주세요.
 
‘PR Practitioner’의 조건
[홍보인 한마디] 유한킴벌리 강경희 대리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지난 주 토요일, 유한킴벌리 봉사 동아리 ‘연탄 한 장’ 회원들과 태안 원유유출 현장의 방제 자원봉사를 다녀왔다. 출발이 새벽 6시라 새벽 4~5시에는 일어나 준비해야 맞출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봉사 동아리가 추진한 일이고, 자발적으로 지원한 일이긴 했지만 휴무일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불안감에 알람 시계 4개를 5분 간격으로 맞추어 놓았으나 역시 쓸데 없는 우려였다. 일어날 시간을 걱정하고 잠든 날에는 다행히도 어김없이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나게 된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6시에 모여 출발한 버스는 8시 30분경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봉사자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 터라 우리는 기름 유출 사고 지역에서는 다소 떨어진 지역에 배정을 받았고, 그래서인지 멀리 보이는 바다와 해안은 생각보다 깨끗해 보였다. 우리가 할 일은 기름 묻은 돌들을 세척할 수 있도록 해안가로 옮기고, 옮긴 돌들을 자루에 담아 한군데에 모아 놓는 것이었다.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후 내려간 해안가는 멀리서 보이는 것보다 오염이 심각했다. 돌들마다 석화가 검은 기름에 들러 붙어 말라 비틀어져 있는가 하면 작은 생명체들이 살아 숨쉬기 위해 의지할 수 있는 틈조차 없어 보여 빨리 복원되어 생명력이 넘치기를 바라는 것은 희망이 없어 보였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지난 1월 5일까지 방제 작업에 참여한 자원봉사 인원만도 42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 자원봉사자에는 동네 주민부터 환경교육을 위해 동행한 부모와 자녀, 방학을 좀 더 뜻 깊게 보내고자 하는 대학생, 방제 작업 경험이 있는 할머니, 공무원, 군인 그리고, 그날 함께 참여했던 우리 유한킴벌리 임직원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42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수십 수백만 가지의 다양한 이유와 의미를 가지고 자원봉사에 참여했을 것이다. 이들 중에 나처럼 기업에서 공중관계(PR, Public Relations) 업무를 맡은 사람들은 얼마나 참여하였을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회사에도 생태계만큼이나 복잡하게 고객, 직원, 주주, 투자자, 지역주민, 정부/비정부 기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과 관계하고 있다. PR은 이러한 각기 다른 이해관계자들간의 이해를 돕고, 또 상호간에 발생하는 간극의 틈을 메우고, 상호 소통의 오류를 줄임으로써 상호 신뢰와 이해를 높여 궁극적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PR을 행하는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폭 넓은 지식을 가지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이해관계자들과 교류하고, 이들과 신뢰를 쌓아갈 수 있도록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PR을 학문적으로 정리한 역사가 좀 더 긴 미국에서는 PR人을 PR practitioner라고 지칭한다. 'practitioner'는 사전적으로는 '의사, 변호사 등에 종사하는 사람' 또는 '(특정 생활 종교 양식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이지만 한국어로 어감을 살려 적절하게 옮기기는 어려운 말이다. 다만, 'practitioner'를 통해 규정하고 표출하고자 하는 것은 PR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 지식이 필요하고, 반드시 실천을 수행해야 하고, 무엇보다 윤리적인 직업 의식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행히도 기업의 사회책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에서 일하다 보니 윤리와 신뢰에 대해 돌아볼 기회가 참 많은 편이고, 이러한 문화 속에서 일할 수 있어 행복한 편이다. 하지만 매일 바쁜 일상으로 살다 보면 내가 PR practitioner로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실천을 행하는 데는 게을리 하고 있지 않은지 다시 한번 되돌아 보고 추스르게 된다.

2008년 새해를 맞이한 지 딱 일주일이 되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연말이 되면 개인, 회사, 사회를 위한 나만의 계획을 세운다. 특히, 스스로 평가하여 상을 주기 위해서라도 측정 가능하도록 수량화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PR practitioner로써 나의 계획은 PR 전공 서적 또는 사례서 원본을 최소한 한 달에 한가지씩 읽고 적용 가능한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다. 내년에는 나만의 매뉴얼을 들고 미소 짓고 있을 나를 상상하면서...

강경희
유한킴벌리 PR실 대리


'Good Insi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긴 문장은 죄악이다  (1) 2008.01.10
모든 클라이언트는 다 옳다...  (4) 2008.01.09
고기 완자 아이스크림?  (2) 2008.01.08
블로그 방문객의 버블 현상  (2) 2008.01.08
딜로이트는 왜 CES에 갔을까?  (3) 2008.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