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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y's 냉정과 열정사이

제품 소각식 기사를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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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에서 제품불량사고가 나면 대부분 제품소각을 한다. 법에 따라 반드시 소각처리 해야  할 경우도 있고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모 식품회사에서도 제품소각을 하고 있지만 수거된 제품의 양이 턱없이 적어서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것 같다.  

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고 했던가 아니면 자발적인 행동이 타의에 의한 행동보다 학습효과가 더 크고 오래 지속된다는 '진리' 때문일까. 십여 년 전에 150억원 어치의 제품을 소각한 삼성전자는 더 크게 성장하여 세계적인 휴대전화 브랜드로 자리를 굳혔다.  반면에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소각된 제품량이 많지 않은 그 식품회사는 이미 사과문을 통해 국민들에게 새출발을 약속했음에도 어쩐지 그 말이 미덥지 않다.   

상징(symbol)은 효과적일 수 있지만 진부해지기도 쉽다. 겨울철이면 여기저기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고 김장김치 담그기 행사를 벌인다. 그야 말로 연례행사로 보이기 쉽다. 어떻게 하면 회사의 진심을 알릴 수 있을까? 모 회사 광고처럼 'show'하는 것 처럼 보일 수 도 없고, 그렇다고 남들 다하는 행사에 아무 것도 안하고 있을 수 도 없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

남들은 몰라도 직원들은 알고 있지 않을까? 지금 저기 불타고 있는 상품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그  제품을 생산, 판매하기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는 직원들이 바라보는 소각식과 일반 국민들이 언론보도를 통해 바라보는 장면이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직원과 그 가족들을 통해서 나가는 입소문은 더 크고 강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엎어진 물은 어쩔 수 없을 지라도 앞으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되지 않을까? 나아가서 지금의 실수를 발판으로 더 많은 깨달음과 배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제 아무리 비싼 수업료라도 기꺼이 치를 수 있어야 한다. 적당한 타협이 이루어질 때 배움의 기회는 날아가 버린다. 물론 이러한 커다란 학습을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경영진의 깨달음이 있을 때 직원들이 '배움'과 '변화'가 비로소 가능하고 , 실체가 변화한다면 자연스럽게 '홍보'도 이루어 질 것이다.

홍보인들은 상징과 실체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일하고 있다. 조직의 상황에 따라 오로지 상징만을 가지고 일하도록 허용(?)된 홍보인들이 실체라는 '금지된 열매'를 자꾸 쳐다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