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젠'(改善)과 '혁신'(innovation)
사실 나는 한동안 '혁신'의 가치에 대해서 조직의 효율성에 대해서만 생각했지 조직구성원 입장에서는 깊이 있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또한 동양의 곡선적인 변화모델과 서양의 직선적인 변화모델의 궤적을 비교해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대체로 동양적인 모델이 조직원의 성장과 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는 반면 서양적인 모델은 조직관점의 효율성을 강조한다는 특성이 있는 것 같다.
조직심리학자이자 조직문화론의 대가인 E. H. 샤인(Schein)은 조직이 진정한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조직원의 사고방식(mindset)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조직문화의 변화는 조직 내에서 당연히 여기던 기존 관습이나 규범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의식적인 변화를 이룬 뒤, 이를 다시 새로운 관습, 규범으로 확립하는 과정 ('unfreezing-change-refreezing')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말이 쉽지 조직구성원의 사고방식 자체를 바꾸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충격과 변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많은 조직들은 상징적인 의식이나 이벤트를 사용하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또는 ‘속죄양(scapegoat)’이라는 논리로 M&A나 주요 위기상황 뒤에 이어지는 CEO교체가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미국식 혁신모델이 비인간적이라고는 단정지을 수 없다. 최근 동아일보
만일 우리 CK에 '혁신'모델이 도입되었다면 어떠했을까? 아마 급격한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낙오하는 사례도 있었을 것이다. 지난 해 가을 부사장님의 '복귀'와 더불어 시작된 우리 CK의 '카이젠'. 신문 모니터링 시스템, 정보보고, 각종 평가시스템, 정기 내부교육, 팀블로그 등 연이은 변화와 도전으로 나 자신을 포함해 CK내부에는 이제 변화 자체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진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쌓여온 타성과 소극적인 사고방식 등은 아직 부분적으로 남아 있는 듯하다.
‘알을 깨고 나오는 아픔’은 당연하다면서 단순히 ‘변화’를 수용하라고 강요한다면 이 것이 바로 작가 이청준이 말하는 ‘당신들의 천국’이 아닐까. 반면에 자신의 한계, 고정관념, 업계의 관행을 스스로 깨고 새로운 발전을 추구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없다면 우리 CK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금방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변화의 방향과 내용에 관해 서로 공유하고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조화를 통해 적절하게 변화의 속도를 조절해 가는 것이 바로 우리 CK의 ‘카이젠’ 방식일 것이다.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